2013년 8월 18일 일요일

일기-작년 이맘때

                                                   일기-작년 이맘때

작년 이맘때는 내가 하루하루를 정말 힘들게 보내고 있던 때였다.
무기력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그냥 흘려 보내고만 있었다..
몸과 마음이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루를 견디는 그 자체가 힘들었다...


옛날 나뭇배로 항해할때 강한 폭풍과 비바람을 만나면 배에 물이차서 침몰하는 것을
막기위해 꼭 필요한것 아니면 모두 바다에 던져야 했다..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때문에 최악의 경우 모두 버려야 가까스로 몸이라도 살아 남을 수 있게된다...


인생의 항해길도 그런것 같다..폭풍우처럼 힘든 시련을 견디느라면 다른걸 생각할
여지가 없다..버티는데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이럴땐 마음을 비워야
겨우 견딜수 있게 된다..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과 마음의 체력은 바닥나게 된다...


마음이 탈진하면 무엇을 하기위해 신경을 조금만 써도 금방 힘들어서 쉬고 싶어진다...
인내력이 바닥이니 신경은 늘 예민한 상태이고 날카로워져서 짜증을 쉽게 내고 만다...


몸은 자꾸 안 좋아지고 대처할 방법은 없고 하루하루를 버티기는 힘든 상황인데
거기다가 이런저런 앞날의 일까지 생각한다던가 당장 눈앞의 일도 버거운데 내일의
일까지 생각하려고 하면 그 자체로도 부담과 힘이 들고 신경이 날카로워 진다...


오랫동안 나는 몸과 마음이 매우 지친 상태에서 쉬지를 못하고 계속 버티다보니 결국
몸은 완전히 체력이 고갈되어 쇠약해졌고 마음도 지쳐서 의지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의지력이 상실되면 아무것도 할 수없다..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일 말고는 생각하는 자체가 싫으니까 마음이 많이 무디어진다..
원래 내 성격은 깔끔하고 정리정돈된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것조차 신경쓰기 싫어졌다..
그전 같으면 ,어지러운거 보면 어떻게든 정리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너무 지치니까
엄두가 않나고 신경쓰면 스트레스만 받고 마음만 더 지치니까 아예 외면하게 됐다...


지금 사는곳은 정말 개판 오분전이다..다른 사람이 보면 하품이 절로 날 정도다..ㅎㅎ
그런데 정작 나는 그것때문에 조금도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옛날하고 180도 다르다.
자랑이 아니다.나도 알고 있다.하지만 내가 지친 상태에선 어쩔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몸과 마음이 회복될때까지 신경을 잠시 꺼놓는 것이다...


너무 지친 상황까지 갔지만 덕분에 신경끄는 법이 터득됐다..나같이 꼼꼼한 성격에
정말 필요한 기능이다.나 자신에게나 상대에게 참아줄 수 있게 되었으므로 내 자신과
상대방을 덜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내맘에 안 차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보통 꼼꼼한 성격을 싫어한다. A형 성격이 대부분 꼼꼼한데 나도 그렇다..
자기 마음에 차야 직성이 풀리기때문에 종종 상대를 피곤하고 긴장하게 만든다..
원래 꼼꼼한 그 자체는 좋은 구조적 기질이다..완벽하게 일처리를 해서 뒷손 볼일이
없게 하므로 효율을 높이고 나중에 문제될 일을 없게 만들므로 믿음이 가게 한다...


문제는 그런 자기의 성향에 맞게 상대에게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가 힘이 들게 된다..
자기의 꼼꼼함에 만족이 안되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인내가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상대를 힘들게 한다..
그런것을 갖추고 있다면 그 꼼꼼한만큼 상대를 챙겨주고 생각해주므로 더없이 좋다..


나의 의지력 상실은 심각한 증세였다.의욕상실은 마음에 안들거나 실망해서 오므로
마음에 드는 일이면 금방 정상을 되찾지만 의지력 상실은 마음의 체력을 모두 상실한
상태라서 아무일이건 하는 자체가 힘이 들어 하지못한다.근육에 힘이 없으면
아무일을 못하는데 마음의 힘을 모두 잃어버려도 역시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매일매일을 그저 맥없이 멍하게 보내었다..머리에서 최소한 무엇은 해야 하는데 라고
생각을 하지만 내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고 무엇을 조금만해도 금방 쉽게 지친다...
무기력하고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려니 그 자체가 또 스트레스가 된다...


너무 지치니까 미래를 위해 생각하는 자체가 부담되고 힘이 들어서 하기 싫어진다..
아니, 현실에서도 정말 꼭 필요한 것이나 겨우 할 뿐이고 만사를 귀찮게 여긴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머리에서만 맴돌뿐 손과 발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더이상 내가 견딜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
큰병이 나기직전에 하늘이 숨통을 트게 했다..
정말 길고 긴 시련의 터널이었다..작년 이맘때 나는 그제서야 터널을 빠져나온 것이다..
삼십년의 긴 터널을 견디면서 빠져 나오느라 몸과 마음의 체력을 모두 소진해 버렸다...


고통의 순간에는 너무 괴롭지만 겪고 나서 생각하면 악몽을 꾼것과 같이 느껴진다..
그런 순간을 되돌려 생각해 보는 자체도 싫고 힘들지만, 시간이 더 지나니까 기억에서
망각이 되어서 떠오르지 않고 오히려 내게 그런때가 있었나 하는 느낌도 든다...


한동안 사는게 너무 싫어지고 기억하기 싫어서 일부러 아무 생각도 않했다.생각하면
괴롭워서 생각하기 싫고,살기 싫은걸 억지로 살려니 더 그랬다..그래서 기억의 세포가
많이 없어진것 같다.아마 그래서 괴롭던 세월이 떠오르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원래 혼자 있을때가 강한 사람이다.체질적인 문제와 성격적인 문제가 겹친듯하다.
마음에 들지않는 사람이나 부딪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오히려 힘이들고 약해진다...
통찰력이 보통 사람보다 앞선면도 있고 추구하는게 높아서 더 그런지도 모른다...


내가 의지력 상실로 바닥에 엎드러져 있으면서 누군가 나를 붙잡아 일으켜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하늘은 나에게 그것을 허락하시지 않았다..스스로 힘을내
일어나도록 방치하셨고 절벽의 끝에 와서야 작은 길을 열어주셨을 뿐이다...


지독히 길고 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와 이제 몸과 마음의 체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워낙 오랬동안 힘든 상황을 견뎌야 했기에 몸 건강은 많이 안좋다..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차분히 순서를 밟는 중이다...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그저 아무 생각없이 넋놓고 맥없이 보내던 작년
이맘때 난 바라보는 사이트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아무 낙없고 의미없이 보내던때에
그나마 작은 낙이 되었다..그런데 비제이들이 빠져들어 집착이 심해지는걸 느꼈다...


처음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집착의 정도가 심해지고 속앓이를 했다.
나때문에 힘들어 하고 상처받고 애태우는걸 보면 나도 마음이 힘들고 안타깝다..
내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원인은 나니까 괴롭고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올 1월달까지 보고 끊었다..그리고 얼마전 그 사이트를 완전 탈퇴 했다...


2월부터 듣게 된 것이 음악방송 이었는데 거기서도 같은 현상이 생길 줄은 몰랐다..
보는 것만큼은 덜하지만 목소리가 참 좋다라고 느껴진 사람은 여지없이 빠져든다...
난 그냥 스쳐 갔는데 나중에 가보면 속앓이를 아주 심하게 하는 시제이들이 있다...


하루하루를 견디는게 힘이 들어서 한동안은 음악을 들어야 하는데 고민이다..
그렇다고 남자 시제이가 방송하는 것만 골라 들을수도 없고 무멘트는 심심하고...
요즘은 7080듣는데 나이가 먹으니 목소리가 익어서 그런지 확실히 편안하고 듣기좋다..


또 집착도 별로 없다..물론 다 가정이 있고 가족이 있으니 그렇기는 하겠지만...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으니 자신을 조절하고 감정을 제어할 수 있으니 그렇기도 하겠고..
하옇튼 지금처럼 그대로만 쭉 유지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내가 노래를 부르는것도 내 자신을 이겨나가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시작한 것이다..
어둡게만 살다보니 정서적으로 너무 메말라 있어서 감성을 채우는데 좋았다..
체질적으로 원래 감성은 풍부한 체질인데 어둡게 살다보니 메말라 버렸다..
음치이긴 하지만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질거라 생각하고 시간도 떼울겸 부른다...


내가 좀더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면 음악 듣는 시간이 줄어둘 것이다..해야 할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건강문제와 의지력 빈약으로 못하고 있을 뿐이다..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기 까지는 앞으로 몇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듯 하다...


이성과는 부담없이 대화를 해보고 싶은데 이상하게 문을 열어주면 다가오지 않는다...
관심있어 하면서 마음을 확인하러 다가가면 아니라고 거부해서 당황하게 만든다...
왜 그러는지...왜 그렇게 솔직하지 못한지 모르겠다..사춘기 소녀도 아닌데...


최소한 관계를 부정하거나 소통을 거부하는 표현은 쓰지 말아야 하는데 곧잘 쓴다..
우체부가 편지를 가져 왔는데 번지수가 틀렸다고 하면 다시 올 이유가 없지 않은가?
보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도 번지수는 맞다고 인정해야 다음에도 오는 것이다...


해서, 다시 우체부한테 번지수 맞다고 인식시키기 전에는 안오고 올 이유가 없다..
온다면 그 우체부는 바보이다.반송처리 하면 했지 틀린 주소로 갈 이유가 없으니까..
틀리다는데 또 와서 이 주소가 맞으니 제발 받아 달라고 애원해야 하는가?..


집착하지 않고 느낌만 반긴다고 약속해주면 얼마든지 자주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거부메시지를 보낸 사람한테는 안간다..로그와 대문글에 그런 메시지를
올려 놨으면 내려야 한다..그리고 일대일 상황에서 아니라 한 사람은 반드시 다시
수정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번지수 틀렸다고 하는데 다시 갈 이유가 없잖은가?...


나는 30대초 까지만 해도 숫기가 없어서 여자와 얘기를 잘 못했다.원래 말을 잘 못한다.
거기다 성격까지 소심하고 환경적인 요인까지 겹쳐서 이성과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시련의 세월 보내느라 그렇기도 했고 또 그럴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환경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다..꼭 연애를 많이 해봐야 잘 아는게 
아니다..꼭 연인관계가 아니더라도 여자의 성격은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더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해서 생각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가 된다...


젊었을땐 대인기피증이 있었다.어둡게 살다보니 말수도 적었고 대화도 별로 안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 알고 어른의 세계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알게되니
사람하고 말하는게 두려움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겨서 지금은 편하게 말한다...


연인관계는 나름대로 독특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나의 독특한 능력?때문에 보통
사람들처럼 그런 형식은 취할수가 없다.그냥 건너뛰고 나만의 환경과 방식에 맞게
찾으면 된다.내맘에 안 드는게 문제이지 상대에게 어필 하는건 문제없으니까...


내 나이때면 보통 대학교를 다니는 자식들을 두고 있지만 나는 아직 혼자이다...
자식에 대해선 미련이 없으니 건너뛰면 된다.어차피 자식들 성장해서 떠나면 부부만
남는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다만 2세와의 인연이 있고 없고 그차이일 뿐이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데 요즘같이 험한세상에 걱정거리가 없어서 더 좋지 않은가?


이제 남은건 노년기를 어떻게 준비해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숙제인 셈이다...
우선 시련의 세월로 엉망이된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복구와 재건이 필요하다...
이제 일년째인데 5%도 회복이 안 된것 같다..갈수록 가속도가 붙긴 하겠지만...


난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요양도 몸으로 떼우면서
하는 중인데 뭐가 있으랴.그렇다고 확실한  경제 대책이나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마음은 여유가 있다..돈 때문에 걱정하거나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나를 보면 마음을 비우지 못한 여자는 실망할 것이다.마음을 비우면 또 나름대로
길이 있다.그건 칠흑같은 안개속을 헤쳐나가 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이해 할 수 있다..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어야 든든함을 느끼고 만족하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차피 나에게 올 사람은 마음수련을 모두 마쳐야만 가능할 테니까 신경 안쓴다...
이 과정없이 오려고 하면 받아 줄 수가 없다. 못하겠다면 나도 미련을 갖지 않는다..
추구하는 수준과 방향이 맞아야 같이 사는 의미가 있으므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일기 끝-

이 정도 얘기했으면 나 때문에 속 태우는 사람은 없겠지..ㅎㅎ..정신 차리세요!..^^
그러고도 결정적으로 실망 시킬만한 환경이 하나가 더 남아 있네요..
그러니 그만 집착하고 기권하세요..마음수련을 다 마친 사람한테만 얘기할꺼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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